무협소설에 보면 가끔 화섭자로 불을 붙였다고 설명하는 게 나옵니다.
당연히 무협 꽤나 본 무협작가나 쓸 법한 설정이고 그걸 눈치채는 독자들은 극소수
아무튼 설명 시작
1. 화섭자火攝子는 그냥 쉽게 말해 오랫동안 타는 끈
화섭자라는 게 쉽게 생각하면 끈으로 쓸만한 걸 성냥개비 빨간 부분과 이것저것 먹여서 불씨를 오래 보존하는 겁니다.
그런데 부싯돌이면 되지 않느냐 물을 수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우리가 아는 부싯돌은 기본적으로 석영 같은 규산염 소재의 '부싯돌'에 철조가리인 '부시'랑 부딪히면서 부시에서 나오는 철쪼가리가 타고 불똥이 되는데 이 불똥이 지푸라기 같은데 튀면서 불이 납니다.
문제는 이렇게 불지피는 게 겁나 어렵습니다.
요즘이야 파이어스틸이니 라이터니 하며 불 피우는 게 쉽지만 비오는 날 숲에서 불지필때 지푸라기며 불똥 만드는 거며 안 젖은 땔감 찾는 건 겁~나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생각한 게 '그냥 불씨 들고다니면 안됨?'인 거고 그 결과물이 화섭자입니다.
2. 그래서 뭔데?
성냥에 보면 그 빨간부분, 그러니까 성냥의 주된 발화물질인 인(燐, 원소 기호로는 P)을 끈 속에 넣고 필요할 때 그걸 태우다가 다쓰면 불 끄고 모기향처럼 서서히 타게 다시 보관하는 겁니다.
이리 들으면 뭔 소리인가 싶지만 처음에 심지에 불씨을 심은 뒤, 쓸때는 자극을 줘서 불피우고(대게 입김으로) 다시 보관할 때는 모기향 타듯이 천천히 타들어간다는 겁니다.
어찌보면 양초랑도 비슷한데 불씨를 심은채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대충 길게 잡으면 모기향 다타는 시간에서 두 배 정도?
소설 설정으로 아무리 길게 잡아도 하루정도라 봅니다.
3. 화섭자 구조
그림으로는 못그리겠고
그을음으로 방화 처리된 죽통 + 어떻게든 길게 이어진 끈(인 성분 함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명나라 때는 고구마 퍼지면서 이 끈의 소재를 고구마 줄기로 썼습니다.
다만 위에 언급된 구조로 따지면 무척 비싼 화섭자고 싼건 대충 속을 파낸 나무곽(그을음) + 싸구려 인화물질 버무린 끈
으로 되어있습니다.
'장르소설 > 소설관련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웹소설 좀비물 5작품 후기 (0) | 2022.08.31 |
---|---|
로맨스, 로판 입문자들을 위한 추천 소설 (0) | 2022.08.31 |
무협소설의 필수음식2, 금존청의 진실과 나머지 술들에 대한 간단이해 (0) | 2022.08.29 |
무협소설의 필수음식1, 죽엽청竹葉靑에 대한 간단 이해 (0) | 2022.08.29 |
[장르소설] 성상현 작가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2.08.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