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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무협

[리리뷰 426번째] 선역

by 리름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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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무협
작가 : 이근
화수 : 1587화


책 소개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존재, 차원과 별들을 넘나들며 영생을 누리는 자, 신선(神仙).

복수를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강의 신선이 되어야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보통 사람들과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신선(神仙)’이 공존하는 세계.

평범한 소년 한제는 신선이 되기로 결심한다.

허나 신선계는 힘이 곧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

어느 날, 한 강력한 신선에게 부모님을 비롯해 일족이 몰살당하고 그 자신도 육신을 잃은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제는 복수를 결심한다.

이제, 천지를 피로 물들일 한제의 복수가 시작된다.


리뷰

학사신공도 그렇고, 선역도 그렇고 읽을 때는 참 좋았는데, 리뷰를 쓰려니 벌써부터 지칩니다.

그 길고 길었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려니 귀찮기가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선역이란 소설을 간단히 소개하면...

중국 원작의 번안 소설 '선역'은 소년 '이한제'가 수도자의 길을 걸어 선인이 되고, 사랑하는 여인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게 주된 줄거리입니다.

1600화 가까이 되는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폼을 유지하는 게 힘들기야 하겠지만, 이 소설은 초반과 중후반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첫 맛은 초코였는데 끝 맛이 민트라니... 그건 못 참지!!

...사실 못 참은 건 제 식욕이었습니다.

이처럼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알 수 있듯이, 소설 선역도 끝까지 읽어야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 소설이 괴리감이 들 정도로 글이 바뀌는 이유가 몇 몇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작가가 처음에 주인공을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상황을 너무 많이 연출해서 이야기가 어색하고 인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읽다보면 모든 등장인물들이 저열하다 느껴질 정도로 악의적이었습니다.

이런 천편일률적인 악의성에서 벗어날 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는데, 이런 억지적이고 의도적인 장치가 있고 없고는 독자가 느끼는 감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두 번째는 주인공의 성격이 여러 심경의 변화로 급변하면서 사람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힘순찐에서 대가리 콜렉터 살인마로 소설의 흐름이 뒤바뀌는데.

저 두 단어 사이의 간극은 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봅니다.

세 번째는 원작을 번안한 옮긴이가 의성어를 비롯해 너무 유치하게 옮겨놔서 몰입을 종종 깨버립니다.

장르 소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소설을 번역한 경험이 적은 사람이 사전조사 없이 저연령을 대상으로 소설을 번역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분명 소설의 첫부분은 좀 유치하게 흘러가고 작가조차 가닥을 잡지 못한다고 느껴지긴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만을 캐치해서 부각시켜버리면, 이후 성장한 주인공이 보여주는 행보와 너무 안맞게 되어 버립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수년 전에 완결난 소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 옮긴 번안가의 잘못이 큽니다.

네 번째는 그냥 작가 잘못입니다.

긴 장편에 맞는 명확한 설정과 계획이 처음에 없었다고 보입니다.

이런 정황들이 소설을 읽다보면 종종 보이는데, 보통은 독자가 읽으면서도 이해해주지만 몇몇은 웃음벨 그 자체.

소설 완결에 다다르기까지 사소한 결점이 계속 보이는 것으로 봐선 이야기 구성과 설정을 짜는데 치밀한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소설 분위기가 달라진 각 이유를 읽으면서 알아차렸겠지만 이 소설의 단점과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합니다.

외부의 문제이든 내적인 원인이든간에, 국내에 정발된 '선역'이란 작품만 본다면 아쉬운 점이 크다는 뜻입니다.

중국에서 꽤나 인기있었던 만큼, 이 작가와 소설의 매력이 글의 짜임새보단 감정이나 극중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이 빼어나거나 세심한 단어 또는 문장을 쓰는 작가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보지만 번안가에 의해 그 원문을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선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도 재밌었단 것입니다.

작중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만 초반의 유치함보단 훨씬 좋았고, 언제부턴가 좀 사람다운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선협 소설 특유의 방대한 스케일과 예측불허한 세계관은 지루할 틈이 적었으며 주인공의 연애관은 굉장히 답답했지만, 새로운 여성 인물이 등장할 때 마다 흥미진진했습니다.

 

전투와 무력에 관련해선 아쉬운점이 없잖아 있었지만, 다른 소설들의 꼬라지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엔딩에 있어선 조금 미진한 구석이 존재했지만, 그거야 무력 수준이 올라갈 대로 올라간 대부분 소설들 엔딩이 다 그랬었으니 예상은 됐었습니다.

호불호를 나누자면 '호(好)'였던 소설로 기억이 남을 거 같습니다.

같은 작가의 일념영원은 불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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