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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로판

[리리뷰 53번째] 검을 든 꽃

by 리름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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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은소로
연재 기간 : 2016. 12. 29 ~ 2017. 9. 26
화수 : 211화

 


책 소개글

[두 번의 기적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행복해져 보거라.]

에키네시아 로아즈는 평범한 백작 영애였다. 마검에 조종당해 소중한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는 잔인한 운명을 겪기 전까지. 그녀는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시간을 되돌렸다. 하지만 문제의 원흉은 사라지지 않아서, 그녀는 여전히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저는 단장님과 말을 나눈 적도 없는데, 어떻게 저를 아셨나요? 제가······ 무언가 실례를 했던가요?"

"그런 일은 없었다. 그저, 그대가 눈에 띄었을 뿐."

"눈에 띄었다고요? 제 머리카락 때문인가요?"

"······아니, 개인적인 관심이었다."

과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남자와 과거를 지우고 싶은 여자. 그녀는 정해진 운명을 딛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간직한 남녀의 회귀 로맨스판타지, 검을 든 꽃.


리뷰

검을 든 꽃은 여주물 로맨스판타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저는 원래 잡식성이라 로맨스건 뭐건 필력만 괜찮으면 다 읽긴 하는데 이 소설은 그렇게 본 로판 계열 작품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잘 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필력이 좋은 건 당연하고, 가장 높게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세계관과 스토리의 탄탄함입니다.

 

 

대부분의 로판은 예쁘고 순진하고 발랄하고 당찬 걸 크러쉬 여주와 잘생기고 유능하고 시크하지만 여주에게만은 따뜻한 남자라는 정해진 인물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주가 회귀를 했든 환생을 했든 빙의를 했든 뭔가 잘난 점을 어필하면 남주가 반하는 비슷비슷한 내용입니다.

 

거기서 여주를 노리는 악녀나 남주를 노리는 귀족이나 왕족이 나와 남주와 여주의 사이를 방해하는 것이 로판 100 개중 95 개쯤은 다 저런 내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 또한 저 틀 자체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남주와 여주의 인물상은 거의 저런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타 작품과의 차별점으로 신과 대장장이가 만든 기오사라는 검에 관련된 특이한 세계관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세계관을 위 로맨스 판타지의 내용과 인물상에 아무 위화감 없이 잘 녹여냈으며, 초기에 뿌린 복선을 모두 회수하고 훌륭한 기승전결의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을 볼 때 작가 편의주의적인 억지 전개가 얼마나 많은가를 신경 쓰는 편입니다.

 

예를 들자면 거의 매 편마다 나오는 주인공의 "운이 좋군"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모 소설이라던가 주인공이 회귀나 환생은 했지만 왜 회귀했는지, 어떻게 환생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해명해주지 않는다거나 세계관에 상태창이나 시스템이 있는데 그게 왜 있는지는 끝까지 안 나온다던가 이런 걸 절대 못 참는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거슬려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왜 저렇게 된 거지?라는 의문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답해주며, 그 답해주는 과정 또한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점 없이 소설과 세계관에 아주 잘 녹여냈습니다.

 

소설의 재미 이전에 이런 식으로 '잘 쓴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봤기에 더 감명 깊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로는 내용을 좀 미리 알고 읽어도 상관없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입부의 내용을 조금 적어보려 합니다.

 

스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뒤로 가기를 누르면 되겠습니다.

 

 

 

(이하 스포 주의)

 

 

 

전설의 검인 기오사 시리즈는 신에게 도전한 인간 대장장이가 인간의 감정으로 만든 10 자루의 검과 신이 공간과 시간으로 만든 두 자루의 검으로 총 열 두 자루입니다.

 

이 중 인간의 살의와 악의로 만들어진 바르데르기오사는 사용자를 침식해 보이는 인간을 모두 죽이게 만듭니다.

 

여주인공은 본래 꾸미기를 좋아하고 검은 들어본 적도 없는 흔한 귀족가의 아가씨였지만, 모종의 음모로 가문에 배달된 바르데르기오사를 들게 되고 침식되어 영지를 전멸시킵니다.

 

그때까지 검이라곤 당연히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여주인공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몰랐지만 그녀는 검에 대해 천재라고 칭하기에도 부족한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그 탓에 보통 사람이라면 잡자마자 미치고 얼마간 날뛰다가 탈진했을 마검을 쓰면서도 내면에서는 정신을 잃지 않은 채 멋대로 움직이는 몸을 지켜보며 6 년이 넘도록 보이는 모든 것을 학살하게 됩니다.

 

그렇게 마검에 휘둘리며 타고난 검의 재능을 6 년에 걸쳐 강제로 개화당한 여주는 결국 마검의 지배를 이겨내고, 바르데르기오사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몸의 제어를 되찾고 검의 자아를 각성시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녀가 아는 모든 사람과 알지 못하던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후였고, 6 년 동안이나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그걸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여주 또한 거의 폐인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여주는 각성한 마검의 자아에게서 대장장이가 만든 10 자루의 기오사를 전부 모으면 신이 만든 시간의 기오사를 통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후 9 년간 온 대륙을 방랑하며 기오사를 모아 결국 시간을 되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기오사는 영혼에 각인되는 검이기 때문에 여주는 여전히 바르데르기오사의 주인이었고, 시간의 기오사가 되돌려 사라져 버린 시간의 기억은 그 바르데르기오사를 통해 유지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대로 기오사를 버리면 되돌린 시간의 기억도 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여주는 마검을 대신할 다른 기오사를 얻기 위해 기오사를 관리하는 창천 기사단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당장 능력 자체는 충분했지만 이 시점에서의 여주는 당장 어제까지 검이라곤 손대 본 적도 없는 흔한 귀족 영애였고, 그런 그녀가 갑자기 능력을 보인다면 어떻게든 소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기사 사관학교에 들어가 몇 년 정도 조용히 지내기로 하고 사관학교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정확히는 위의 과정에서 남주와의 초기 관계도 포함되지만 그것까지 적어버리면 스포도 심해지고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제외했습니다.

 

이 소설은 여주물이나 로맨스는 죽어도 못 보겠다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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